묘각사 양평 서종면 절,사찰

비가 갠 뒤 하늘이 유난히 맑았던 오후, 양평 서종면의 묘각사를 찾았습니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자 공기가 한층 시원해졌고, 멀리서 풍경소리가 은은히 들렸습니다. 산자락에 자리한 절은 크지 않았지만 단정했습니다. 입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묘각사’라 새겨진 석비가 서 있었고, 그 옆으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오래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향냄새가 퍼져 나무 냄새와 섞였고, 그 순간의 공기가 유난히 깨끗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발을 들였을 때의 차분한 정적이 마음을 눅여주는 듯했습니다.

 

 

 

 

1. 서종면에서 묘각사로 향하는 길

 

묘각사는 양평 서종면사무소에서 차로 약 12분 거리, 산 아래 평지와 맞닿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묘각사(양평)’를 입력하면 서종천을 따라 이어지는 구불한 길이 안내됩니다.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입구에는 회색 석비와 붉은 기와지붕의 문이 서 있습니다. 주차장은 절 아래쪽에 있으며 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본당까지는 돌계단을 따라 4분 정도 올라갑니다. 길 양옆으로는 대나무와 감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살짝 부딪히며 부드러운 소리를 냅니다. 산속의 고요함과 자연의 기운이 걸음마다 느껴졌습니다.

 

 

2. 정갈한 경내의 첫인상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대웅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와지붕의 곡선이 부드럽고, 단청은 시간이 지나 색이 살짝 옅어져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마당에는 자갈이 고르게 깔려 있고, 중앙에는 낮은 석등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단정히 모셔져 있었으며, 향이 은은하게 피어올라 공기가 맑았습니다. 창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불상 뒤의 벽화를 비추며 공간 전체를 따뜻하게 감쌌습니다. 요사채와 작은 종각이 마당을 둘러싸듯 배치되어 있어 균형감이 느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크지 않지만 세심하게 정돈된 공간이었습니다.

 

 

3. 묘각사의 고요함 속 울림

 

묘각사는 소리보다는 ‘정적’이 공간을 채우는 절이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작은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그 위에 소원을 담은 돌이 하나씩 올려져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풍경이 낮은 음으로 울리고, 그 소리가 천천히 산 아래로 퍼졌습니다. 법당 옆에는 오래된 단풍나무가 서 있었고, 가지마다 붉은 잎이 반짝였습니다. 스님 한 분이 마당을 천천히 쓸고 계셨고, 그 동작이 마치 의식처럼 느껴질 만큼 조용했습니다. 불상 앞의 촛불은 흔들림 없이 타올랐고, 향연기가 천천히 위로 올랐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화려함 없이도 완전한 평화가 머무는 곳이었습니다.

 

 

4. 머무는 이를 위한 배려의 공간

 

법당 옆에는 방문객을 위한 작은 평상과 벤치가 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따뜻한 차와 종이컵이 놓여 있었고, ‘따뜻한 마음으로 쉬어가세요’라는 문구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차 향이 은근히 퍼져 공기가 부드러워졌습니다. 화장실은 주차장 옆 별채에 있으며, 내부가 청결하게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쓰레기통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문객들이 스스로 정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마당 가장자리에 심어진 국화와 맨드라미가 사찰의 고요함 속에서 은은한 생기를 더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은 없지만,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머무는 시간 내내 따뜻함이 전해졌습니다.

 

 

5. 묘각사 주변의 산책 코스와 들를 만한 곳

 

묘각사에서 내려오면 서종천을 따라 걷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흙길이 부드럽고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걷기 좋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절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양평 쉬자파크’가 있어 산책이나 피크닉을 즐기기 좋았습니다. 또한 인근 ‘카페 산비’는 창문 너머로 산이 보이는 조용한 공간으로, 사찰의 여운을 이어가기 좋았습니다. 점심식사는 ‘서종한우국밥집’이 근처에서 인기 있었습니다. 절의 고요함과 자연의 여유가 하루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6.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팁과 시간대

 

묘각사는 오전 6시부터 개방되며, 새벽 예불은 6시 반에 진행됩니다. 이른 시간에는 햇살이 산을 타고 내려와 대웅전 앞을 비추며 가장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평일 오전이 한적하고, 주말에는 참배객이 드물게 방문합니다. 법당 내부는 촬영이 제한되며, 외부는 삼각대 없이 가능합니다. 여름철에는 벌레가 많으므로 얇은 긴팔 옷이 좋고, 겨울에는 계단이 얼 수 있으니 미끄럼 방지 신발을 권합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양평역에서 3번 버스를 타고 ‘서종면묘각사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오전 9시 이전 방문 시 가장 고요했습니다.

 

 

마무리

 

묘각사는 세속의 시간에서 한 발짝 떨어진 듯한 고요함이 머무는 절이었습니다. 향 냄새와 바람, 그리고 새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이 자연스레 맑아졌습니다. 불상 앞에 앉아 눈을 감으니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평온함만이 남았습니다. 머무는 동안 마음이 가벼워지고, 떠나는 길에서도 그 여운이 이어졌습니다. 다음에는 봄의 연등이 걸릴 때 다시 찾아 그 따뜻한 풍경을 보고 싶습니다. 양평 근교에서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묘각사는 깊고 잔잔한 쉼이 되어주는 사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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